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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유산

사망 후 카카오톡, 구글 계정은 어떻게 될까?

1. 사망자의 디지털 계정, 남겨진 가족의 혼란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의 스마트폰에는 여전히 메시지가 도착하고 이메일이 쌓인다. 그러나 그 모든 계정은 그 사람과 함께 묻히지 않는다. 카카오톡, 구글, 네이버, 인스타그램 등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는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온라인상에 존재한다. 문제는 남겨진 가족이 이 계정들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력하기 때문에, 가족이 사망자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더라도 계정 비밀번호나 로그인 이중 인증 정보를 모르면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는 유족들이 고인의 중요한 파일, 사진, 금융 정보 등을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방치하거나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사망자 계정이 방치될 경우 해킹이나 도용 위험 또한 커진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은 유튜브, 지메일, 구글 포토, 구글 드라이브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계정 하나가 사라지면 고인의 사진과 영상, 중요한 이메일 기록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대화 내용, 가족들과의 사진, 금융 거래 관련 내용 등이 담겨 있으나, 외부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

사망 후 카카오톡, 구글 계정은 어떻게 될까?

 

2. 카카오 계정의 사망자 처리 정책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 서비스로, 사망자 역시 생전에 사용하던 카카오 계정을 그대로 남긴 채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카카오의 사망자 계정에 대한 명확한 자동 전환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계정이 사망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카카오 측에 알리지 않으면, 그 계정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유족이 요청하면 일부 조치는 가능하다. 카카오 고객센터에 사망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사본 등을 제출하면, 해당 계정의 삭제 요청이 가능하다. 단, 계정 내 정보 열람이나 데이터 전달은 불가하다. 즉,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 클라우드 저장 파일 등은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고인의 소중한 기록을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연동 서비스까지 고려하면 계정 하나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카카오는 앞으로 ‘사후 계정 처리 기능’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지금까지는 명확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사전에 정리하거나 대리인을 지정해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3. 구글 계정의 사망자 대응 기능: 사후 계정 관리자
구글은 비교적 앞서나가는 글로벌 기업답게, 사망자 계정 처리 기능을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Inactive Account Manager’, 한국어로는 ‘사후 계정 관리자’ 기능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3개월~18개월) 동안 로그인하지 않을 경우, 구글이 계정이 비활성화되었다고 판단해 사전에 지정된 사람에게 계정 일부 또는 전체 권한을 넘기거나 삭제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최대 10명까지 ‘사후 수신자’를 지정할 수 있으며, 전달할 서비스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메일, 구글 포토, 구글 드라이브 등은 넘기되 유튜브는 제외하는 식의 선택이 가능하다. 계정 삭제까지 자동으로 지정할 수 있어, 사용자의 의사가 반영된 디지털 사망 관리가 가능하다.

단점도 있다. 이 기능을 설정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 유족이 구글 측에 계정 삭제나 열람 요청을 하더라도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구글은 "법원의 명령이 없는 한 계정 내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생전에 이 기능을 설정하지 않으면 고인의 사진, 이메일, 문서 등 중요한 자료가 영구히 접근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구글 계정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사후 계정 관리자 설정을 꼭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사전 준비의 중요성과 디지털 유산 정리 실천법
카카오와 구글의 사후 계정 처리 정책을 살펴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생전에 정리하지 않으면, 죽은 후엔 누구도 대신 처리해 주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종 ‘해결할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요 계정 목록을 문서화하고, 어떤 계정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종이 문서 또는 암호화된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둘째, 구글의 사후 계정 관리자 설정이나 카카오 계정과 연결된 서비스의 사용 기록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클라우드 저장소에 있는 사진, 영상, 문서 파일은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이중 백업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이러한 준비는 단순히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다. 삶을 정리하고,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며, 정보 시대의 새로운 책임감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죽은 뒤의 계정 혼란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마무리
디지털 유산은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누구나 온라인 계정을 가진 시대, 우리는 생전에 ‘디지털 흔적’을 정리하는 의무를 지게 되었다.
지금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오늘부터 바로 실천에 들어가야 할 때다.
당신의 카카오 계정, 당신의 구글 계정, 그리고 당신이 남길 모든 디지털 기록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