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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유산

해외 거주자의 디지털 유산, 국적에 따른 처리 차이

1. 국적과 거주지에 따른 상속법 적용 차이
해외 거주자의 디지털 유산 문제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어느 나라의 상속법이 적용되는가?”이다.

국제사법 원칙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망자의 본국법(국적법) 또는 최종 거주지법이 적용되지만, 디지털 유산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의 서버가 위치한 국가의 법이 개입할 가능성도 크다.

 

예를 들어 한국 국적자가 미국에 거주하면서 구글, 애플, 페이스북 계정을 사용했다면, 한국 민법의 상속 규정과 동시에 미국 현지 법,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의 약관이 중첩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상속인에게 **법적 다층구조(Layered Jurisdiction)**라는 복잡한 문제를 안긴다. 단순히 국적에 따라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국적·거주지·서비스 약관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의 개입이 사실상 필수적이다.

해외 거주자의 디지털 유산, 국적에 따른 처리 차이

 


2. 글로벌 IT 기업 약관과 국가별 법률 충돌
디지털 유산은 단순히 국적 문제를 넘어서, 글로벌 IT 기업의 약관과 국가별 법률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은 ‘비활성 계정 관리자’를 통해 계정 주인이 사망 시 지정된 사람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할 수 있지만, 이 기능은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애플은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는 유족에게 계정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며, 이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우선하는 유럽연합(EU) 규정과 연결된다. 반면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상속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유족이 법원의 명령을 통해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는 서비스 제공자가 본사를 둔 국가의 법률에 따라 거부될 수 있다.

 

결국 해외 거주자의 디지털 유산은 단순히 국내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글로벌 법적 충돌(Legal Conflict)**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국제적인 표준이나 조약의 필요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3. 상속인의 현실적 어려움과 국적에 따른 차별성
국적과 거주지의 차이는 상속인이 디지털 유산에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한국 국적자가 해외에서 사망했을 경우, 유족은 한국의 상속 절차만 아니라 현지 영사관, 현지 법원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언어와 법률 체계의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반대로 외국 국적자가 한국에서 생활하다 사망했다면, 한국 법원이 상속 집행을 담당하지만, 해당 디지털 자산이 해외 서버가 있다면 실제 실행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일부 국가는 외국인의 상속권을 제한하거나 세율을 차등 적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외국인의 상속세 공제를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여, 고액의 디지털 자산이 과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차별성은 상속인에게 단순히 법적 문제를 넘어 경제적 불평등까지 초래한다. 즉, 국적과 거주지에 따라 동일한 디지털 자산도 상속 가능성과 세금 부담에서 현저히 다른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4. 국적에 따른 디지털 유산 관리 전략
이러한 복잡성을 고려할 때, 해외 거주자라면 생전에 디지털 유산 관리 전략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첫째, 자신이 사용하는 주요 디지털 계정과 지갑, 클라우드 서비스의 약관을 검토하고, 국가별 접근 제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유언장에 디지털 자산 상속 조항을 명확히 포함하되, 단순히 “계정을 상속한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접근 방법, 인증 절차, 필요 서류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셋째, 국제적 상황을 고려해 다국적 법률 조언을 받아야 한다. 국적·거주지·자산 소재지가 다른 경우, 어느 국가의 법이 우선하는지 전문가 검토 없이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째, 일부 글로벌 기업이 제공하는 ‘사후 계정 관리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상속인이 법적·행정적 절차에서 불필요한 혼란을 겪지 않도록 디지털 유산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외 거주자의 경우 특히 “국적에 따른 법적 차이”가 큰 변수가 되므로, 사전 준비 없이는 소중한 자산이 영구히 사라질 수 있다.